🎤최예빈 | [깜짝이소다] 갑분 등장한 제 이름에 메일 읽다가 깜짝이 놀랐네요!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이번 (우만이 발행하는 여자축구 관련) 원고 교정 작업을 하면서 여자축구를 처음 접했는데요, 한국에 돌아가면 직관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여축에 대한 나은 님의 열정은 적어도 한 명은 전염시키는 데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무언가 사랑할 게 있는 사람은 언제나 아름다워라~~💛💛
책을 읽지 못하고 보내는 날이 오래 이어지는 8월의 나날들입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뒤라스의 그곳들>, <적산가옥의 유령>입니다. <뒤라스의 그곳들>은 1976년 프랑스 텔레비전 채널에서 방영한 2부작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합니다. 인터뷰를 한 이는 프랑스 다큐멘터리 감독 미셸 포르트. <진정한 장소>(1984books)에서 아니 에르노를 인터뷰하는 풍경과 글이 인상적이어서 <뒤라스의 그곳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적산가옥의 유령>은 군산여고를 졸업한 조예은 작가의 신간입니다. 히로쓰 가옥이 배경이라 ‘군산 특별판’도 출간되었어요. 히로쓰 가옥을 배경으로 심장이 쫄깃쫄깃 해지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두 권의 책은 내가 살아온 ‘집’에 대해 되돌아보게 합니다.
“집은 한 사람이 시작되는 곳이다”라고 T.S 엘리엇은 말했다. 작가도 어느 특정한 공간에서 탄생한다. 병약했던 프루스트는 벽면마다 코르크를 붙여 소음를 차단한 침실에서 13년을 꼬박 침대에 누운 채 쏟아부어 방대한 작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써냈다. 이 특별한 공간이 없었다면 프루스트가 그 엄청난 작업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어쩌면 창작은 공간에 생각보다 큰 빚을 지고 있는지 모른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미셸 포르트, <뒤라스의 그곳들>(뮤진트리), 144-145쪽.
“집은 자신의 벽에 깃든 모든 역사를 기록한다”
-조예은, <적산가옥의 유령>(현대문학), 뒤표지에서
뒤라스의 책을 읽을 때는 밑줄 그을 준비를 합니다. 밑줄 긋던 연필로 가끔 뭔가를 적게 되는데, 위 책을 읽은 날은 살아온 공간들을 뒤돌아봤습니다. 어느 순간, 기억이 뒤섞여 주민등록초본을 출력해 봤어요. 초본 인쇄가 3장에서 멈춥니다.
충남 아산군
성동구 구의동
강동구 천호동
성동구 구의동
동대문구 회기동
은평구 불광동
송파구 문정동
동대문구 이문동
동대문구 이문동
동대문구 이문동
강북구 미아동
마포구 와우산로
군산시 구영*길
군산시 구영*길
군산시 구영*길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은 이사까지 헤아리면 15차례 이상 옮겨 다닌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거의 2년마다 이사를 했습니다. 동대문구 시절은 혼자 자취를 시작한 때입니다. 주로 반지하나 옥탑방이었고, 항상 친구들과 함께였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우리의 현재에 대해, 미래의 어느 날에 대해 목소리 높여 토론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이사를 할 때 짐을 정리하면 일기장이 가득해서 매번 버릴까 말까를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은평구 불광동에 살 때에는 종로구 안국동에서 소설가 윤후명 선생님이 운영하는 신춘문예반에 다녔습니다. 하지만 많이 쓰지는 못했고, 그 보상으로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집 근처에서 선배가 불광문고를 운영하고 있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들러 선배와 술을 마셨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마포구 와우산로에서는 책보다 편집 중인 원고를 더 많이 읽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군산 집에서는 읽고 쓰는 생활을 많이 하지는 못합니다. 책방 관련 서류 작업을 더 많이 하는 (슬픈) 느낌입니다. 잊고 있었는데, 1년 전 이사를 하면서 많은 기록을 남기고 싶은 생각에 방마다 책상을 넣었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그 책상에서 새로운 창작물을 생산하는 날을 상상해 봅니다.
이번 마감식은 엄마와 같이 먹었어요. 이곳 덮밥이 가끔 생각난다고 해서 엄마가 군산에 오면 방문하곤 합니다. 유자 맛이 나는 단무지, 시원하게 내주는 결명자차도 좋아하십니다. 여름엔 뜨거운 국물이라는 마음으로 김치 우동도 주문해서 나눠먹었습니다. 맛있게 먹은 음식 이야기를 하는데, 왜 엄마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걸까요?
🐕🐱안 중요한 뉴스 릿슨-케어플리
8월 15일에 마리서사에서 전주MBC로컬 판타지 촬영을 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추천하는 군산 여행 코스를 군산 출신 모델 정혁 님이 소개한다고 해요. 군산북페어 포스터를 아주 크게 소개한다는 약속을 받고(?) 촬영에 협조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