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소다공장에서 다시 소개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적산가옥의 유령>은 군산에서 나고 자란, 조예은 작가가 신흥동 히로쓰 가옥을 배경으로 쓴 소설입니다. 그 인연으로 현대문학 출판사에서는 군산의 서점들에게 특별한 프로모션을 제안했고, 그 결과 작년 6월 <적산가옥의 유령-군산 특별판>이 출간되었습니다.
군산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이 책은 조예은 작가의 팬들과 독립서점 여행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민음사 유튜브, 전주 mbc ‘로컬판타지’등 여러 매체에도 소개되었어요.
그 덕분에 얼마 전 <적산가옥의 유령- 군산 특별판>의 마리서사 누적 판매 권수가 1천 권을 넘어섰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는 총 판매 권수가 1,379권으로 확인되네요. 개업 이후 한 권의 책을 1천 권 넘게 판매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쁘고 신기해서, 어떤 방법으로 기념해야 할지 고민됩니다.
서점에서 <적산가옥의 유령-군산 특별판>을 판매하는 과정도 흥미롭습니다. 호러 소설은 절대 읽지 않지만 동네 이야기라서 구입하는 독자, ‘특별판’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태어나서 처음 책을 구입하는 독자, 오로지 이 책을 위해 군산에 온 독자....
‘군산 특별판’은 새로운 독자를 만나게 해주었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해주고 있어요.
히로쓰 가옥에서 이 책을 들고 있는 독자를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흠칫 놀라면서도 슬며시 미소가 흘러나왔습니다. 아마 이 순간은 군산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저에게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나는 작가, 그러니까 인간 활동의 특정 분야에서 일하는 수공예가입니다. 이야기를 직조해 전달함으로써 독자에게는 개별적인 체험을, 공동체에는 집단적 상상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다정한 서술자>(민음사, 2022)에서
<적산가옥의 유령> 군산특별판은 히로쓰 가옥과 군산, 군산의 책방을 방문하는 독자에게는 개별적인 체험을, 군산의 서점 나아가 군산 공동체에는 집단적인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 시작일 것입니다. 이 책을 매개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