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알아보실 분이 계실까 부끄러워 여러 회사의 과자 이름을 혼용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오늘 고래밥이야?”
“나는 새우깡~”
“좋겄네~ 나는 양갱이여~”
두툼한 손, 더운 날씨에 그을린 피부, 근엄한 얼굴을 지닌 왠지 말을 걸면 안 될 것 같은 인상의 아저씨들이 한 손에 종이를 들고 출하 사무실로 걸어갑니다.
화물 3년 차. 고속도로에 보이는 큰 사각형 화물트럭을 남편과 같이 운영한지 벌써 3년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전라북도에 있는 과자공장에서 경기도에 있는 물류 회사로 과자를 운송한지는 2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과자는 화물 운송 짐 중에서는 무척 가벼운 짐에 속합니다. 그래도 가득 실을 때를 기준해 속이 텅 비어있어 가벼운 과자가 대략 1톤 내외, 속이 꽉 찬 초콜릿이나 젤리는 대략 3~4톤까지 합니다. 운송하는 짐 중 으레 ‘무게 짐’이라 부르는 것들은 10톤 이상 나가는 것들도 허다하기에 과자는 그에 비하면 아주 가벼운 짐에 속하지요.
그런데 그런 가벼운 짐에서도 나름 호불호가 있는 편입니다. 포카칩은 무척 가벼운 과자고 오예스는 무거운 축에 속하는 과자입니다. 과자야 가장 가벼운 것에서 가장 무거운 것까지의 무게가 기껏 1~2톤 정도의 차이밖에 없지만 가벼운 과자를 실은 날에는 왠지 모르게 차도 쌩쌩 잘나가고 기름도 덜 닳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상차하기 전 화물기사님들의 스몰토크 시간. 기사님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다 보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지어지는 순간들이 생깁니다.
화물 운송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화물기사님이라고 하면 왠지 우락부락에 무뚝뚝하고 근엄할 것 같았지만 분명 일에 관련한 대화인데 그 대화를 하시는 모습이 가끔 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붕어빵은 상차할 때 조심해야 해, 상자가 미끄러워서 짐이 뒤로 쏠릴 수가 있거든.”
“사또밥은 가벼워서 좋긴 한데 박스가 약해서 마지막 건 랩을 좀 더 감싸야 해.”
“저번에 젤리 한 트럭이 나와서 과적 나올 뻔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