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 [상처와 같이 걷기] 나은님의 글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저도 어린 시절, 불과 몇 년 전의 상처들로 인해 불쑥불쑥 괴로워지기도, 우울해지기도 하거든요. 응당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저는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격을 가진 터라 상처를 보듬어주는 게 남들보다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나아진 건 마지막 문단처럼 상처와 같이 걸으며 복잡한 나를 인정하면 조금 쉽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사실 저에겐 어렵습니다ㅎㅎ). 그러다 보면 전보단 조금 더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오늘의 글로 저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네주셔서요.
사진1. KLM 항공 타고 다녀왔어요. 인천-암스테르담 경유-리스본, 약 19시간 걸렸어요
포르투갈의 리스본(LISBON)과 포르투(PORTO), 두 도시로 긴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간은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없었어요. 신 나게 여행 준비를 할 무렵 계엄령이 발표되었기 때문이죠.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하는 시국에 유럽 여행을 가는 것은 왠지 유죄 인간이 되는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나 포르투갈 다녀왔다!”
“포르투와 리스본 여행, 강추입니다!”
라고요.
사진2, 3. 리스본의 시그니처, 트램. 노란 트램 타고 집(에어비앤비)에 갔어요.
포르투갈! 이래서 좋아요💛 포르투갈은 스페인 옆에 있는 작은 나라예요. 리스본과 포르투가 가장 큰 도시입니다. 저는 리스본에서 약 2주, 포르투에 약 4주간 머물렀어요. 포르투갈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럽의 도시 중 물가가 가장 저렴했어요. 한 달 이상 여행을 갈 때 제 원칙은 대략 이렇습니다. 하루 방값은 5만원 내외, 한 끼 식사는 1만원 내외일 것. 유럽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여행지는 포르투갈의 포르투가 거의 유일했어요. 포르투도 코로나 이후 물가가 크게 올랐고, (윤석열 탓에) 환율까지 올라 부엌이 있는 에어비앤비를 구해, 위 여행 원칙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포르투갈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저도 현지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마약, (자국민에 한해)존엄사, 동성간 결혼, 동성간 입양이 법적으로 가능하더라고요. 이는 유럽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일 정도로 진보적인 정책입니다. 그런 반면 포르투갈 사람들은 무덤덤하고 심심한 편입니다. 포르투어와 스페인어가 살짝 비슷하게 들리는데, 말이 많고 시끄러운 사람들은 대부분 스페인어를 사용한다고 봐도 무방해요. 그래서인지 여행하는 동안 포르투어보다 스페인어를 더 자주 들었어요. 예를 들어 스페인 여행자들은 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K-드라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 때문에 요즘 잠을 못 자! 호호호...주인공이 말야....호호호...”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서가 여행자에겐 매력적이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매우 안전합니다. 소매치기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유럽의 여행지가 바로 포르투갈인 것이지요.
사진 4. 포르투갈 코스타 노바(COSTA NOVA). 줄무늬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배를 타고 멀리 나간 어부들이 자기 집을 쉽게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줄무늬로 페인트칠을 하게 되었대요.
사진 5. 포르투 저녁 풍경. 항구 도시 포르투는 노을이 아름다워요. 마치 군산처럼.
사진 6. 포르투갈의 흔한 마을 풍경.
사진 7. 1유로 와인들. 포르투에는 레드, 화이트 외에 그린(GREEN) 와인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포르투갈은 정말 아름다워요. 이탈리아나 프랑스처럼 유명한 건축물이 없는데도 도시가 사랑스런 풍경을 연출합니다. 저녁노을, 아주 큰 벼룩시장, 겨울에도 해가 나면 반팔을 입을 정도로 따듯한 날씨! 이것만으로도 충분한데요. 그보다 더 아름다운 건 생수보다 와인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2리터 생수 1.7유로, 와인 1병 1유로! 포르투 와인 10년 산 6유로! 저에게 포르투갈이 천국이었던 이유입니다.
다음 편에 계속!
제가 묵은 에어비앤비와 가족들, 포르투갈의 서점을 소개할게요.💌
사진 8. 아베이루(AVEIRO). 터키 커플이 찍어준 사진. 사진은 꼭 한국여행자에게 부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