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할 때쯤에는 해가 막 지는 시점이어서 ‘어딘가 높은 지대로 올라가고 있구나’ 했고, 살짝 보이는 바깥 풍경에 ‘우왕! 고속도로 높당~’하며 갔지만 문제는 돌아오는 길. 하차지로 가는 중에만 몇 번이고 거듭되는 하차 시간 독촉 전화에 물건을 급하게 가져다주어야 하는 긴장감이 풀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깜깜한 늦은 밤이다 보니 졸음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거예요. 휴게소에 들르고 싶어도 휴게소 간 거리가 어찌나 멀던지... 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출발했는데도 피곤한 몸은 연신 잠을 몰고 왔고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졸렸습니다. ‘안 되겠다.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좀 늦더라도 다음 휴게소에서 잠을 좀 더 자고 가야겠다.’라고 생각하던 순간 ‘맞다! 여기 꽤 높은 곳에 있던 고속도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니 도로 밖 집들의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방 불빛이 저어어기 한참이나 아래에 위치해 있는 것입니다. 출발할 때 봤던 높았던 그 고속도로가 생각이 나면서 ‘무사히 도착해야 한다’는 문구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택배 상차 이후 두 번째 든 생각인 거 보면 참 아찔한 순간들이 많았구나 싶어요.)
위기감이 오면 잠이 달아날 만도 한데 그날은 어찌나 졸리던지 졸고 있는 운전자(남편)를 깨워야 하는 제가 졸고 있는 겁니다. (그거 아시죠? 자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순간 눈 뜨는 거. 아, 내가 졸았구나.. 생각이 드는 거요.) 그때부터 남편과 저는 목이 터져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중에 하다 하다 부를 노래가 없어질 때쯤엔 “아~~졸리다~ 나는 졸립구만유~~~”라며 작사, 작곡을 해가며 운전했고, 최후의 방법으로 남편은 저에게 “혹시라도 내가 눈을 감거든 나를 때려라.” 지령을 내리며 재빨리 다음 휴게소로 향했습니다.
천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것만 같은 그때, 드디어 저 멀리 휴게소가 보였고 겨우 주차한 뒤 시동을 끄자마자 기절하듯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편도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그날은 5시간 정도 걸쳐 도착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음껏 자고 싶었지만 다음 날 새벽에 바로 출근을 해야 했기에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어요. 우여곡절 끝에 힘든 운송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그저 ‘살았다’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오더군요. 운전석에 앉아 있는 남편을 보니 고생했다는 생각도 들고 치열한 전투에서 함께 살아남았다는 전우애가 절로 느껴졌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친한 기사님께 말씀드리니 ‘희한하게 집에서 3시간을 자든 10시간을 자든 운전하다 보면 꼭 졸려. 그래서 졸리다 싶으면 커피 마시고 운동하고 자시고 하지 말고 그냥 잠깐 자야 해. 그것밖엔 방법이 없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그 말에 백 번 천 번 공감합니다.
졸음운전은 고속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 원인 중 25%나 차지할 정도로 크다 보니 정부에서는 졸음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졸음쉼터입니다. 운전을 업으로 해보신 혹은 일로 인해 고속도로를 자주 다니는 분들은 깊게 공감할 내용이 ‘졸음쉼터와 차량 유도선’의 존재입니다. 정말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정말 상 줘야 해요. 이 두 가지로 인해 고속도로 사고가 현저히 줄게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피곤하고 졸음이 몰려올 때 졸음쉼터가 2km 남았다는 안내판이 보이면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 들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다니는 화물차들을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 이야기는 ‘내 눈을 바라봐 2편’에서 해드릴게요! 제목만 봐도 예상하실 것 같지만 다음 편까지 수수께끼로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고속도로를 가다 졸리면 잠깐이라도 주무시고 가세요! 5분이라도 잠깐 자고 일어나면 확실히 몸 상태가 좋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