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은 산업적으로는 도농복합 도시이자 자연적으로는 육해공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이건 군산에 대한 짧은 설명이기도 하지만 직접 경험한 군산의 풍경이기도 하다.
군산으로 이주해 와 정착한 몇 년 동안 계절마다 선유도의 일몰을 구경 다니며 겨울 바다는 더 푸른 색을 띤다는 걸 알게 되었고, 보리밭의 한쪽에 피아노를 놓고 보리밭 음악회도 해보고, 간척사업으로 인해 갯벌이 사라지고 미군기지와 군산공항이 들어서는 변화를 피부로 직면한 고령 여성의 집과 삶을 구경도 해보고, 쌀을 탈곡하는 먼지 속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시멘트 농로 위에 신문을 깔고 전도 먹어보고, 산업단지의 출퇴근 행렬에 함께 몸을 싣고 일몰과 일출을 바라보기도 해봤다.
"도시 속 사람들의 행동과 삶의 형태가 도시의 패턴을 만든다."라는 한 사진작가의 말처럼, 각각의 도시는 모두 비슷한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논 뒤로 산단이 펼쳐지는 군산 산업도로의 아침 풍경은 여느 대도시의 도로와는 차이가 있다.
일 년 동안 소다공장에 참여하면서 비성실했던 나의 시간을 반성하며 시즌2는 보다 주제를 명확히하여 사진으로 '군산의 패턴'을 담아보면 어떨지 생각했다.
이건 몇 년 전 대전의 현정과 함께한 카페에서 이야기하며 이름 지었던 '편(片)' 시리즈의 일환이기도 하다. 한자의 모양이 예쁘고 발음하기 좋아 이름으로 채택된 프로젝트를 올해 작게 진행해 보려 한다.
그중 기록되는 몇 가지와 편 시리즈에는 들지 못해도 오가며 기록한 사진을 엮어 짧게 군산 이야기를 보내드릴 예정이다. 카메라를 부지런히 들고 다니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작이 반 이랬던가.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다짐과 출사표가 반이 아닐까 싶다. 마감이 있는 한 진행과 끝맺음은 있기 마련이니까. 그 시작으로 오늘은 휴양지에서 필름카메라로 포착했던 풍경을 공유한다. 앞으로는 군산의 풍경들을 중심으로 보낼테니까.
연휴의 끝, 잠시라도 여행을 즐겨보시길. |